바다의 뚜껑 /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p. 32
그 길을 지날 때마다, 그리고 다리 밑에서 보는 바다에 저녁노을이 비칠 때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버드나무 이파리를 올려다볼 때마다, 나는 왠지 시간이 아깝다는 기분이 든다. 불현듯 행복에 가슴이 메일 것 같다. 그것은 자신이 있을 장소를 갖고 있다는 행복이었다. 아, 그러네. 나는 정말 내 가게를 하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 황홀한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고는, 내일도 가게 문을 열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p. 35
하루하루의 일에 쫓겨, 평생에 한 번뿐인 이 여름이 예상할 수 있는 시간이기를 원하며 스스로 자신을 좁히려 했다. 사실 시간은 모두에게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있는 것인데, 스스로 틀에 끼워 맞추려고 했다.
언제든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가려 했던 자신을 나무라듯 가게를 시작했는데, 여기서 생기는 일을 받아들이고 즐기며 음미하는 것을 잊어 가고 있었다.

p.76
사람은 사람과 함께 있어 보다 커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봐 주는 사람이 있다, 그 하나로도 나는 운전을 아무리 오래해도 좋고 저금이 바닥나도 좋다는 기분이 들었다.

p.82
그런데도, 보다 큰 무엇 앞에서는, 하지메가 한 말대로 나는 떠밀려갈 뿐이다. 이 한때조차, 언젠가는 또 눈물 겨운 추억이 된다.
그러니 더욱이 무슨 큰일을 할 수 있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조그만 화단을 잘 가꾸어 꽃이 가득 피게 하는 정도다. 내 사상으로 세계를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태어나 죽을 때까지 기분 좋게,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돌과 나무 뒤에 깃들어 있는 정령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자신으로 있는 것. 이 세상이 빚어낸 아름다운 것을 올곧은 눈으로 쳐다보고,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일에는 물들지 않고 죽을 수 있도록 사는 것뿐이라는 것.

p.110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방식으로 살다 죽겠지. 하지만 그 사람들 인생, 별거 없잖아. 인생을 별거 있게 만들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들, 나는 관심 없어. 내가 관심이 있든 없든, 그 사람들에게야 상관없다 해도 그렇게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얻은 것은 결국 인생에 작은 얼룩으로 남을 거야. 어차피 하지메 가족처럼 자부심에 찬 인생은 살 수 없을 테니까."

도토리 자매 /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p. 16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아주 잠깐인데, 어느 가정에서나 비슷한 대화가 오간다. 부모 자식 사이의 대화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마치 남자와 여자가 침대 속에서 나누는 대화 같군, 생각하다 퍼뜩 깨달았다. 모두들 부모가 그리운 것이다. 그래서 연애에도 그 그리운 마음을 끌어들인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로맨스를 추구하는 것은, 나이가... » 내용보기

랩 걸: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 호프 자런; 김희정 옮김

p. 29말을 많이 하지 않는 어른들 사이에서 자라나면 그 사람들이 어쩌다 하는 말은 지울 수 없는 기억이 된다.p.30엄마는 책을 읽는 것도 일종의 노동이며, 각 문단마다 분투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나는 그런 식으로 어려운 책을 흡수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유치원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나는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 내용보기

The Wolf Who Loved Music by Christophe Gallaz, Marshall Arisman

p. 31She sees the long clouds in the sky, which stretch out like ribbons. At first a bit red, then nearly blue, then quite dark. She sees the paws, the stomach, the hairs on the back, the head. Some... » 내용보기

이제 겨울

마지막으로 포스팅한 때가 8월 8일이었는데 벌써 10월 31일이다.그동안 블로그에 소홀했던 게 이유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이유도 아니어서 반성 중...대략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적어보자면- 다큐멘터리 3개 자막 작업함- 영화 1개 자막 작업함- ....그리고 별 일 없었네. 히히  » 내용보기